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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제목

[현명한 음주법]

작성자
김현수
작성일
2010.11.23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928
내용
 

현명한 음주법

 

                                                                       한의학 박사 김현수


어느덧 한 해가 저물고 지난 일 년을 마무리하는 시기이다. 여러 모임의 송년회와 신년회에 참석하다보면 술자리에 빠질 수가 없다. 이때 자칫 잘못하면 들뜬 분위기에 건강을 상할 정도로 과음하기가 쉽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건강에는 좋겠지만 인간관계에 꼭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적당히 분위기를 타면서도 현명하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우리는 예로부터 술을 약주라고도 하여 꼭 나쁜 것만이 아니라 몸에 좋은 약효 성분이 있다고까지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전통의 곡주는 쌀이나 고구마 등을 주정으로 만들고 있어 어떤 시인은 배고플 때 밥 대신 술을 마신다고까지 시를 읊었다.

약주는 사전에서 찾아보면 ‘갈색을 띈 연노랑의 투명한 술로 대개는 약간 혼탁된 것으로 감미와 산미가 세고 12~18%의 알코올을 함유한다. 원래 약주라는 것은 약효가 있는 것이라고 인정되는 종류의 술이거나 처음부터 약재를 넣고 빚는 술을 뜻하는 것인데 맑은 술을 뜻하는 것으로 의미가 변천되고 술의 높임말로 쓰이게 되었다.’고 하였다. 또 동의보감에서는 술은 ‘오곡의 진액(곡식의 엑기스)으로 기혈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풍한(風寒)을 물리치고 나쁜 기운을 쫓는다’고 하여 인체에 이로운 면이 있음을 설명하였다.


고도주와 저도주

술은 원료(주정)의 성분과 알코올의 성분이 있다. 여기서 원료의 성분은 몸에 이로울 수도 있지만 알코올 성분은 조금만 지나치면 간기능의 이상과 신장, 심장 등 몸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도수가 높으면 식도, 위, 장 기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선 술의 도수가 중요하다. 보통 맥주는 4-6도, 전통주는 12-18도, 와인 15-16도, 소주 18-25도, 양주 40-45도, 중국 백주 40-60도, 보드카나 럼주 40도 이상 등이 있다. 이중에서 일반적으로 12-15도 정도가 넘어가면 술이 구강과 식도 위, 장에 닿는 순간 점막에 자극을 주게 된다. 술을 마신 후 바로 후끈한 느낌이나, 뜨끈뜨끈한 느낌, 소주를 들이키고 목구멍을 넘어갈 때 ‘카~’ 소리가 나오는 느낌인데 이 자극이 바로 해당 부위에 염증을 일으키고 있다는 신호인 것이다. 이 자극이 심하거나 반복되면 식도염, 위염, 장염 등을 일으키며, 더욱 심해지면 궤양이나 암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약 15도 이하의 술은 덜하겠지만 그 이상의 술은 스트레이트로 마시기보다는 칵테일을 만들거나, 물이나 얼음에 희석해서 도수를 낮추어 먹는 것이 좋다. 폭탄주의 경우 과거에는 술에 빨리 취하기 위해 만들어 마시기 시작했지만, 요사이는 독한 양주를 마실 때 도수를 낮추기 위한 칵테일의 한 방법으로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소위 소맥이나 오십세주의 경우도 분석해보면 대략 15도 안팎의 알코올 도수가 만들어 진다.

술을 마실 때 안주를 많이 먹으라고 하는 것도 위장 내에서 알코올을 희석시키기 위한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대개 맥주를 마실 때에는 마른안주나 치킨 등을 같이 먹으며, 소주를 마실 때에는 탕 종류나 위장이 든든한 안주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알게 모르게 위장을 보호하는 음주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폭탄주가 취하는 이유

도수가 높은 술은 상대적으로 빨리 흡수되고 낮은 술은 천천히 흡수된다. 그래서 중국의 백주 같은 경우 도수가 높으므로 취기가 빨리 올라왔다가 알코올의 총량이 작으므로 빨리 깨는 것이다. 알코올 4도짜리 맥주 150ml 한 잔과 20도짜리 소주 30ml 한 잔은 알코올 총량이 같다. 대개 도수가 높거나 낮은 정도에 맞춰서 적당한 용기의 잔이 정해져 있어 한 잔의 알코올 총량은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소위 폭탄주나 소맥의 경우는 하나의 맥주잔에 맥주 한 잔을 거의 따르고 거기에 양주나 소주 한 잔을 더 합하게 되니 도수는 낮아지지만 알코올 총량은 두 배로 많아지게 된다. 그러므로 폭탄주 한 잔을 마시면 보통 일반적인 술잔으로 두 잔씩 마시는 셈이 되는 것이다. 또한 폭탄주는 맥주를 마시는 것보다는 훨씬 높은 도수이므로 흡수도 빠르게 진행되는데, 그것도 짧은 시간에 여러 잔을 마시게 되면 취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대개 술을 2차, 3차까지 마신 다음날 힘들고 술이 잘 안 깨는 것은 술을 섞어 마셔서이기도 하지만 알코올의 총량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한 번 몸 안에 들어온 알코올은 간의 피나는 노력으로 분해되어야만 몸 밖으로 빠져나가게 되어있어서 다량의 알코올은 간기능에 치명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체질에 따른 술과 안주의 종류

때로는 술을 얼마 마시지 않은 것 같은데도 다음날까지 취하는 날이 있고, 많이 마셔도 다음날 편안한 날이 있다. 알코올 총량으로 보았을 때에는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실제로는 일어난다. 이것은 여러 조건에 영향을 받겠지만 크게는 술의 원료나 주정이 무엇인지와 안주로 무엇을 먹었는지에 깊은 관계가 있다.

태음인은 보리로 만든 맥주나 옥수수, 감자로 만든 위스키, 수수로 만든 고량주 등이 좋으며, 소음인은 찹쌀로 만든 전통소주 등이, 소양인은 산딸기로 만든 복분자주나 선인장 종류로 만든 데킬라 등이 뒤끝이 깨끗하다. 반대로 다른 체질의 술을 먹으면 적게 먹어도 취하며 숙취도 오래 지속된다.

소주에 오이나 양파를 넣어 먹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소양인이 오이를, 소음인이 양파를 넣어야 효과가 있다.

안주도 체질에 맞는 음식을 선택하면 술도 덜 취하고 다음날 빨리 깨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태음인이 양주를 먹다가 취기가 오를 때 생율이나 은행을 씹어서 먹으면 정신이 나는 것을 경험해 볼 수도 있다.


잘 취하는 사람, 안 취하는 사람

주량은 사람마다 달라서 한 잔만 마셔도 취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매일 소주 2-3병씩 마신다는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해독 기능에 차이가 있는 것은 틀림이 없다. 혹 해독 기능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해독을 하느라 간이 피곤해지고 힘들어 하는 것은 틀림없다. 자기가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의 최대한을 초과하기보다는 다소 여유 있게 일을 시키는 것이 좋다. 그리고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신체의 이상반응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쉽게 빨개지는 사람은 특히 술이 몸에 안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자제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음주후 숙취제거

음주 다음날 아침까지도 취기가 가시지 않고 해독이 덜 되었다면 몸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다고 보아야 한다.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불편한 것은 주독(酒毒)으로 인한 증상의 극히 일부분이다. 알코올은 혈액을 통해 오장육부로 가지 않는 곳이 없으므로 간뿐만이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기관과 장부에 해를 주었다고 보면 된다.

이때에는 몸을 따뜻하게 보온하면서 땀을 내게 하여 습열(濕熱)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 상온의 물을 많이 마시면서 소변을 잘 나오게 하여 신진대사를 도와주도록 한다. 가능하다면 잠을 많이 자거나 휴식을 취하여 피로를 회복시켜주면 도움이 된다.

술을 마신 후 갈증이 심하고 간기능이 약해지며 생기는 주독을 풀 때는 ‘갈화해성탕’, ‘성주청간탕’ 등을 처방하면 효과가 좋다. 술로 인한 복통이나 소화불량을 치료하고 몸에 과하게 쌓인 습열을 제거하고, 숙취로 인한 입 냄새를 없애주며 설사나 아랫배의 묵직함을 해소하고자 할 때에는 ‘대금음자’라는 약이 있다.

북어국이나 콩나물 해장국, 꿀물, 오이즙 등 숙취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 음식들이 많이 있는데, 알고 보면 모두 타당성이 있고 몸의 주독을 해소하는 성분들을 함유하고 있다. 자기의 체질을 알면 체질대로 먹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다. 북어국이나 콩나물은 태음인에게 좋으며, 꿀은 소음인에게, 오이는 소양인에게 효과가 있다.

 

♣ 이 글은 {글로벌 코리아}에 2010년 11월에 기사화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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